2024년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 18개월간 보호소 공고 건수를 보면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양이 공고는 3178마리에서 925마리로 급감했으나, 개는 6396마리에서 5438마리로만 감소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두 동물 간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같은 기간 다른 궤적, 격차는 더 벌어졌다
고양이 보호소 공고가 71% 급감하는 동안, 개는 15% 감소에 그쳤습니다. 숫자로 보면 고양이는 2253마리가 줄어들었고, 개는 958마리가 줄었습니다. 언뜻 고양이가 더 빠르게 줄어든 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입양이 많아졌거나 유기가 줄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024년 10월에는 개 보호소 공고가 고양이보다 3218마리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2026년 3월에는 그 격차가 4513마리로 벌어졌습니다. 1295마리 더 차이가 난 것입니다. 고양이는 빠르게 줄어들었는데, 상대적으로 개와의 거리는 더 멀어진 셈입니다.
이 추세는 단순한 입양 증가나 유기 감소를 넘어, 고양이와 개가 보호소에 도달하는 경로 자체가 달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2025년 고양이 등록제와 길고양이 정책 개편이 분기점
2025년부터 정부가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을 시행하면서 고양이 관리 체계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기존에 개 위주였던 등록 제도가 고양이로 확대되었고, 동시에 길고양이 정책의 방향을 TNR(중성화 후 방사) 중심으로 전환했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제도 변경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소유자 없는 고양이가 보호소에 들어오는 경로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길고양이는 여전히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4조에 의해 구조·보호조치 제외 동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개는 지자체가 포획해 보호소에 입소시키는 방식인 반면, 길고양이는 보호소가 아닌 TNR 사업으로 처리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공고 건수의 급감은 제도 변화와 시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2025년 5월부터 6월 사이 고양이 공고가 4000마리대에 올랐다가 이후 급감하는데, 이는 계절적 변동보다 정책 시행과 더 가깝게 보입니다.

보호소 통계에서 사라진 고양이들의 행방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생깁니다. 개와 달리 길고양이는 법적으로 보호소 체계 밖에 있습니다. TNR 사업으로 중성화된 길고양이는 현장에 방사되며, 이 과정에서 공식 보호소 공고 건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개는 유실·유기동물 보호 체계 안에서 포획 → 보호소 입소 → 공고 → 입양/처리의 단계를 거쳐 통계에 잡힙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animal.go.kr)에서 공개하는 것은 ‘보호소 공고 건수’뿐입니다. TNR 처리 건수는 비공개 상태입니다. 길고양이 공공급식소와 TNR이 병행되면서 소유자 없는 고양이가 야외 개체군으로 계속 유지되는 구조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결국 고양이 공고의 71% 급감은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합니다. 첫째, 길고양이가 공식 보호소 통계에서 사라지면서 숫자만 줄어들었을 가능성. 둘째, 반려묘 입양과 자구 능력이 개보다 활성화되었을 가능성. 둘 다 부분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했는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 입양을 고려한다면, 지역별 선택지를 직접 확인하세요
이 모든 것이 독자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만약 반려묘 입양을 고려 중이라면, 보호소 공고 건수가 많이 줄었다는 뉴스만 믿지 마세요. 지역 동물보호센터의 현재 입양 가능 개체 수, 길고양이 TNR 사업 규모, 지역별 공공 급식소 현황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보호소 공고 감소가 반드시 ‘입양할 고양이가 줄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 활동가라면 고양이 관리 정책의 실제 효과를 검증할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TNR 사업이 실제로 개체군을 감소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야외 개체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공식 통계가 필요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TNR 처리 건수와 보호소 입양 통계를 함께 공개해, 고양이 복지 정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처럼 보호소 공고 건수만으로는 실제 동물 복지가 개선되고 있는지 단순히 관리 경로가 이동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2026년 3월 데이터를 통해 지난 18개월의 추세가 명확해졌습니다. 고양이와 개의 보호소 공고 건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두 동물에 대한 관리 체계의 근본적인 차이를 드러냅니다. 고양이는 등록제 도입과 TNR 정책으로 공식 통계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반면, 개는 여전히 기존 보호소 체계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변화가 좋은 방향인지 판단하려면 다음을 확인하세요. 지자체별로 TNR 사업이 얼마나 진행 중인지, 길고양이 보호구역과 급식소가 실제로 확대되고 있는지, 보호소 내 고양이 입양률은 개선되었는지. 이런 수치들이 공개되어야 현재의 정책이 동물 복지를 진정으로 개선하는지, 아니면 문제를 통계에서만 숨기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자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 본 내용은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참고 자료입니다. 개별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